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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터널스 (영웅의 정의, 신화와 우주, 팀워크)

by buja3185 2025. 11. 11.

영화 이터널스 포스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이터널스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전형을 탈피하려는 시도와 함께, 고대 신화와 철학적 질문, 그리고 인간성과 팀워크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마동석, 젬마 찬, 리처드 매든 등 다국적 배우들이 출연한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초월적 존재들이 인류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보호해 왔는지를 진중하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이터널스를 통해 영웅의 개념이 어떻게 재정의되었는지, 신화적 상징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이터널스들이 어떻게 팀워크를 이루어 나가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영화 이터널스로 바라본 새로운 영웅의 정의

이터널스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영웅'이라는 존재에 대한 새로운 해석입니다. 기존의 MCU 작품들이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스파이더맨과 같은 인간적인 고뇌를 가진 영웅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이터널스는 그보다 훨씬 더 상위의 존재들, 즉 신적인 존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이들은 수천 년 전부터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왔지만,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관찰하고 개입을 최소화해왔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터널스는 전통적인 영웅상과는 다른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이터널스의 캐릭터들은 모두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 능력은 단지 싸움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존재의 의미, 역할, 책임에 대한 질문을 동반합니다. 세르시는 인간과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맺으며, 인간의 발전과 문명을 사랑하는 인물로 묘사되며, 이카리스는 절대적 힘을 가진 동시에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내적 갈등을 안고 있습니다. 킹고는 인간 사회 속에서 연예인으로 살아가며 자아를 찾고, 드루이그는 인간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유의지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처럼 각 캐릭터는 단순히 힘을 가진 존재가 아닌, '왜 싸워야 하는가', '누구를 위한 싸움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영웅이란 단지 전투에서 이기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성과 도덕성을 지켜나가는 자라는 메시지는 이터널스를 통해 더욱 강조됩니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이 창조주 셀레스티얼의 계획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의 존재 목적에 대한 깊은 회의를 하게 됩니다. 창조주를 따를 것인가, 아니면 인류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이 갈등은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을 넘어, 영웅이라는 존재가 자기결정권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터널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강함’이 아닌 ‘선택’과 ‘책임’으로 영웅을 정의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2. 신화와 우주의 연결고리

이터널스의 또 다른 핵심은 신화적인 요소와 우주적 세계관의 결합입니다. 영화는 고대 문명과 신화 속 신들의 기원을 이터널스로 설정하면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듭니다. 바빌론, 마추픽추,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같은 문명들이 이터널스의 활동 무대로 등장하고, 인간들이 전설로 여겼던 신과 영웅들이 사실은 이터널스의 흔적이었다는 설정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상력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발전과 신화의 탄생 배경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이카리스는 태양에 가까운 존재로 묘사되며, 이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와 연결되며, 길가메시는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의 전설적인 힘을 상징하는 인물과 맞닿아 있습니다. 또한 셀레스티얼이라는 우주적 존재는 성경이나 다양한 신화에서 언급되는 창조자 이미지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종교적 또는 철학적 질문으로까지 확장됩니다. 이러한 구성은 마블 영화가 단순히 액션에 국한되지 않고, 상징과 은유, 철학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터널스는 우주의 균형과 생명의 주기를 관장하는 존재들로서, 그들의 개입은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우주적 계획의 일환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인간과 정서적으로 연결되고, 스스로의 사명을 의심하면서 이 계획에 균열이 생깁니다. 이 부분에서 이터널스는 신화 속 신들도 완전하지 않으며, 인간적인 감정에 흔들릴 수 있는 존재로 재해석합니다. 신과 인간의 구분이 흐려지는 지점에서 우리는 "무엇이 인간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으며, 이는 기존 MCU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철학적 깊이를 전달합니다.

또한 영화가 보여주는 우주의 이미지 셀레스티얼이 잠든 지구 중심, 별들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신체, 텅 빈 우주 공간의 정적은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각인시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작은 존재들의 선택이 우주 전체의 균형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성과 신성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집니다. 이처럼 이터널스는 신화를 통해 우주를 바라보며, 그 속에 인간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탐색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3. 팀워크의 진정한 의미

10명의 이터널스는 각기 다른 능력과 성격, 가치관을 지니고 있으며, 이질적인 개체들이 하나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기 위해 어떤 갈등과 조율을 거쳐야 하는지를 진중하게 보여줍니다. 기존의 어벤져스 시리즈가 영웅들이 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터널스는 더 복잡한 관계의 흐름을 통해 ‘함께하는 것’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초반에는 이터널스가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고 있으며, 오랜 시간 동안 인간 사회에 섞여 지내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들이 다시 모이기 위해선 단순한 소집이 아니라,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고, 과거의 오해를 풀며, 다시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터널스는 이를 단순히 갈등, 해결의 공식으로 풀지 않고,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팀이라는 형태로 기능하게 만드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이터널스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며, 어떤 이는 셀레스티얼의 계획을 따르려 하고, 어떤 이는 이를 막으려 합니다. 이 때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신념의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는 진정한 팀워크의 의미를 재조명합니다. 단순히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목표 속에서도 공존의 방식을 찾는 과정이 이 영화의 팀워크입니다.

또한 여성 리더의 등장과 다양한 인종, 언어, 성별을 가진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가 지향해야 할 다양성과 포용성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터널스에서 팀워크는 단지 전투에서 협력하는 기술적 개념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윤리적 자세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메시지이며, 마블 영화가 대중적 재미를 넘어서 사회적 성찰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