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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터널스 (신적 존재, 철학 주제, 캐릭터 탐색)

by buja3185 2025. 11. 15.

영화 이터널스 포스터

영화 ‘이터널스(Eternals)’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기존 문법을 과감히 벗어나며, 신적 존재들이 지구의 역사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존재해왔는지를 새롭게 탐색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히어로 액션에 머무르지 않고, 존재론적 질문과 철학적인 주제를 서사 전반에 녹여내며 관객에게 보다 깊은 사고를 유도합니다. 이터널스는 아리셈이라는 셀레스트리얼에 의해 창조된 불멸의 존재들이 인류를 지키기 위해 수천 년간 지구에 머물며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 구도가 아닌,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복잡한 윤리적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처럼 이터널스는 초월적 존재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인간적인 감정과 갈등, 그리고 개별 캐릭터들의 선택에 대한 무게를 강조합니다. 본문에서는 이 영화의 중심축인 신적 존재의 의미, 철학적 주제의 확장성,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내면 탐색을 중심으로 깊이 있게 분석해보겠습니다.

1. 영화 이터널스, 신적 존재 이터널스가 던지는 의미

이터널스는 이름 그대로 ‘영원한 존재’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지녔고, 수천 년에 걸쳐 인류의 역사와 문명 발전을 지켜봐 왔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그 긴 시간 동안 직접적으로 인간의 삶에 개입하지 않고, 오직 데비언츠라는 적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만 존재했다는 사실은 관객에게 묘한 의문을 안깁니다. 왜 이렇게 강력한 존재들이 인간의 고통을 외면했는가? 이 질문은 단지 영화 속 설정을 넘어서, 현실 세계의 종교적 또는 철학적 질문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신은 왜 인간의 고통에 침묵하는가? 이터널스는 그런 의문을 스크린 위에 던지는 것입니다. 아리셈이라는 창조주는 이터널스를 지구에 파견해 ‘생명의 진화’를 감시하도록 했지만, 그 진짜 목적은 새로운 셀레스트리얼의 탄생, 즉 지구 자체를 희생시키는 계획이었습니다. 이 설정은 신적 존재의 위선 혹은 무감각함에 대한 비판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며, 이터널스라는 존재들이 자신들의 정체성과 사명을 다시 고민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됩니다. 이처럼 영화는 신과 같은 존재들이 과연 도덕적으로 무결한가, 혹은 이들도 실수하고 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들의 힘은 분명 위대하지만, 영화는 힘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선택’에 둡니다. 이터널스는 각자의 믿음과 감정에 따라 선택을 내리고, 때로는 창조주의 명령에 반하는 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이는 전통적인 신화나 종교에서 신이 인간보다 항상 우월한 존재로 묘사되었던 것과는 다른 접근입니다. 이터널스는 인간처럼 고뇌하고 사랑하며 갈등하는 신적 존재로, 오히려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이 지점이 바로 이 영화가 마블 세계관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영화는 이터널스들이 인간 사회에 남긴 흔적들을 통해, 고대 신화나 전설 속 신들이 실제로는 그들일 수도 있었다는 설정을 흥미롭게 풀어냅니다. 길가메시, 테나, 이카리스 등 캐릭터들이 각각의 능력을 바탕으로 인류 문명에 기여한 배경은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교묘하게 엮으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신적 존재란 단지 하늘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존재가 아니라, 때론 인간과 똑같이 사랑하고 상처받으며, 결국 ‘인간성을 닮은 존재’로 묘사된다는 점에서 ‘이터널스’는 특별한 울림을 줍니다.

2. 철학 주제를 관통하다

‘이터널스’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뛰어넘는 철학적 질문들을 영화 전반에 깔아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개인의 자유의지와 집단의 명령 중 어떤 것이 우선인가’라는 물음이 중심에 있습니다. 아리셈이라는 절대자의 명령을 따르느냐, 아니면 지구와 인류를 구하기 위해 그 명령을 거스르느냐는 선택은 이터널스 각자의 신념과 가치관을 시험합니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도 끊임없이 논의되어온 윤리적 딜레마이며, 영화는 이 주제를 매우 정제된 방식으로 풀어갑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카리스입니다. 그는 아리셈의 명령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며, 그로 인해 동료들과의 갈등은 물론 연인이었던 세르시와의 관계도 끊어지게 됩니다. 그는 선한 의도로 행동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파괴와 죽음을 선택한 셈이 됩니다. 반면, 세르시는 인간과의 공존을 선택하고, 그 선택은 수천 년 간 관찰자에 머물렀던 이터널스들이 비로소 ‘참여자’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됩니다. 이처럼 ‘이터널스’는 절대적인 선도 악도 존재하지 않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각자의 믿음과 윤리에 따라 선택을 내리는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 서사를 완성합니다. 또한 영화는 ‘생명’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깊은 사유를 던집니다. 새로운 셀레스트리얼의 탄생을 위해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논리는 ‘전체를 위한 희생’이라는 철학적 주장으로 포장되지만, 영화는 그 속의 비인간성과 무감각함을 날카롭게 짚어냅니다. 이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끊임없이 반복되는 집단주의와 개인의 가치에 대한 논쟁과도 이어집니다. 영화는 어느 한쪽에 명확히 손을 들어주지 않지만, 그 질문 자체를 관객에게 남기는 방식으로 철학적 깊이를 더합니다. 이외에도 영화는 ‘기억’과 ‘시간’이라는 주제도 깊이 탐구합니다. 이터널스는 불멸의 존재로, 수천 년을 살아오며 셀 수 없이 많은 시대와 문명을 목격합니다. 그들이 축적한 기억은 지식일 수도 있지만, 때론 감정의 상처로 남기도 합니다. 특히 테나는 기억의 혼란으로 고통받으며, 그 기억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합니다. 이러한 설정은 인간이 기억을 통해 어떻게 자신을 규정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며, 시간의 무게를 실감나게 전달합니다. ‘이터널스’는 단순한 SF가 아닌, 인간 존재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성찰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캐릭터 탐색이 만든 감정선

‘이터널스’가 특별한 이유는 단지 세계관이나 스케일 때문만이 아니라, 각 캐릭터가 지닌 고유의 서사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는 점입니다. 10명의 주요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각각이 단순한 조연이 아닌, 독립적인 가치와 감정을 지닌 인물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놀라운 성취를 보여줍니다. 그중에서도 세르시, 이카리스, 드루이그, 마카리, 킹고, 테나, 길가메시, 파스토스 등은 각자의 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며,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류와의 관계를 형성합니다. 세르시는 인간과의 공존을 통해 자신을 정의하며, 그 관계는 이터널스 중 가장 ‘인간적인’ 시선을 갖게 만듭니다. 그녀는 겉으로는 약해 보이지만, 강한 공감 능력과 책임감을 통해 결국 팀을 이끄는 중심 인물로 성장합니다. 이카리스는 그 대척점에 선 인물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믿음과 선택에 대한 대립으로 확장됩니다. 또한 드루이그는 인간의 폭력성과 무지에 실망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그들을 통제하려는 유혹을 느낍니다. 이는 ‘신적 존재는 인간을 대신해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연결되며, 마카리와의 관계를 통해 다시 인간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파스토스는 자신의 지식을 통해 인류 문명을 발전시키지만, 결국 그것이 전쟁과 파괴로 이어진 현실에 죄책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고립시킵니다. 그러나 가족을 통해 다시 삶의 의미를 찾게 되며, 개인 서사에 따뜻한 감정선을 더합니다. 킹고는 또 다른 방향에서 인간 세계와의 접점을 찾습니다. 그는 유명한 배우로 살아가며 인간 문화를 즐기지만, 이터널스의 갈등에서는 한발 물러선 입장을 취합니다. 그는 전통적인 영웅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인물로, 영화에 유머와 가벼움을 더하면서도 자신만의 철학을 보여줍니다. 테나와 길가메시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통해 캐릭터 간 유대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며, 특히 테나의 불완전함을 감싸주는 길가메시의 헌신은 인간성의 진정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이처럼 ‘이터널스’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성격, 상처, 믿음, 관계를 세심하게 엮어가며 단순한 팀 무비가 아닌, 인물 중심의 드라마로 확장시킵니다. 각 인물의 선택이 영화 전반의 플롯에 유의미하게 작용하며, 관객은 어느 한 명이 아닌 여러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됩니다. 캐릭터 탐색을 통해 완성된 이 감정선은 이터널스를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넘어선 철학적 드라마로 승화시킵니다. 결국 이 영화는 ‘무엇을 믿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캐릭터 하나하나의 삶을 통해 던지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