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가디슈’는 단순한 탈출극이나 액션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은 혼란과 긴장, 그리고 묵직한 여운이었습니다. 한국과 북한이라는 냉전적 구조가 타국의 내전 속에서 공존해야 한다는 설정은 흥미로웠지만, 그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야기가 더욱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분단이라는 현실 속에서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던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협력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강렬한 메시지였고, 영화는 이를 과장 없이 설득력 있게 전달했습니다. 특히 생존이라는 본능이 이념을 뛰어넘는 순간이 얼마나 낯설고도 아름다운 경험이었는지, 스크린 너머로 그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되었습니다.
1. 영화 모가디슈가 보여준 분단영화의 새로운 얼굴
‘모가디슈’는 기존의 분단영화와는 다른 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통 분단을 다룬 영화는 이념적 갈등을 전면에 내세우거나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분단이라는 구조를 배경으로 삼되, 이야기의 중심에는 생존과 관계, 그리고 선택이라는 인간적 요소를 놓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 대사관과 한국 대사관이 처음 조우하는 장면을 보며 묘한 긴장감과 동시에 예측하지 못했던 감정의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서로를 경계하는 그들의 표정 속에서 오랜 적대와 불신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듯했지만, 총성이 울리고 외부의 위협이 더 거세질수록 그 감정은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특히 이 영화가 흥미롭다고 느낀 부분은, 분단이라는 거대한 담론보다 ‘인간’이라는 작은 단위에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던 순간, 살아야 한다는 공통의 목적 앞에서 조심스럽게 마음을 내보이는 순간들, 그리고 차량 안에 함께 몸을 구겨 넣고 숨죽이던 장면들은 단순한 연출 이상의 진심을 담고 있는 듯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보면서, 이 영화가 분단을 과장하거나 극단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점에 깊은 신뢰를 느꼈습니다. 이 영화가 기존 분단영화를 뛰어넘는 지점은 ‘적대가 없어지는 순간’을 과장하지 않고, 단지 생존의 필요 속에서 자연스러운 감정 변화로 보여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변화가 느리게, 때로는 불편하게 다가오기에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영화의 카체이스 장면은 관객들을 끌어당기지만, 저는 그곳에서 느낀 긴박함보다 한국과 북한 인물들 사이에 스며든 묘한 연대감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분단의 상징성이 영화적 장치로만 소비된 것이 아니라, 인간적 순간 위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은 진짜 분단영화로 기능했다고 생각합니다.
2. 실화기반이라는 점이 주는 무게감
‘모가디슈’가 단순한 장르영화를 넘어서는 이유는, 이 이야기가 실제 사건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소말리아 내전 속 한국 외교관들의 실화를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긴장감과 허구적 재구성이 균형 있게 어우러져 있어, 그 현실감이 관객을 압도합니다. 특히 내전이 시작되기 전 도시는 평화롭고 활기차지만, 점차 불안과 폭력이 퍼지기 시작하는 장면들은 마치 익숙한 풍경이 무너지는 듯한 상실감을 줍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특히 서로 적대국으로 분류된 두 외교관 팀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은 극적이지만, 동시에 이들이 실제 존재했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훨씬 더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영화 속 인물들이 서로에게 내미는 손이나 숨을 죽이고 움직이는 순간들을 보며, 그 감정이 단순한 영화적 장치가 아니라 역사의 일부라는 사실에 어느 순간 울컥했습니다. 또한 감독이 실화를 기반으로 삼되 감정의 과잉 연출을 자제한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눈물과 희생을 극적으로 소비하는 대신, 관객이 감정을 따라가도록 여지를 남겼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깊은 몰입이 가능했습니다. 제가 가장 강하게 느낀 장면은, 마지막 탈출 장면에서 한국과 북한이 서로 다른 차량에 나눠 타 환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것은 승리의 환호라기보다, 살아남았다는 안도와 서로를 향한 묘한 동지감이 섞인 울음처럼 보였습니다. 실화기반 작품은 때때로 다큐처럼 건조하거나, 반대로 감정 소비가 과해질 수 있지만, ‘모가디슈’는 그 두 지점을 절묘하게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며, 실제 사건을 재현하는 것은 기록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으며, 역사적 진실을 통해 오늘의 감정을 흔드는 방식 또한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임을 다시 느꼈습니다.
3. 평점분석과 관객들이 느꼈던 감정들
영화를 본 후 자연스레 평점과 리뷰들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흥미롭게도 ‘모가디슈’는 관객층에 따라 평가가 크게 갈리는 작품이었습니다. 높은 점수를 준 관객들은 주로 이 영화가 분단 소재를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감정적 밀도로 풀어냈다는 점을 칭찬했고, 특히 후반부 차량 탈출 장면과 한국·북한 캐릭터 간의 연대감 표현을 강하게 지지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저 역시 이 영화가 남긴 여운이 컸기에 높은 평점을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편의 의견들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관객은 초반 전개가 다소 느리거나, 내전과 외교적 맥락 설명이 부족해 몰입이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의견들 역시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모가디슈’는 감정적 전개가 서서히 쌓이는 영화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몰입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 느림이야말로 이 영화가 지닌 특성이지만, 그것이 호불호를 만든다는 점도 자연스러웠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평점이 달라도 영화 속 메시지를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누구는 극적 재미를 강조하며 좋았다고 했고, 누구는 결말의 뭉클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이 점이 이 영화의 진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점의 높고 낮음을 떠나 각자 다른 이유로 감동하고, 마음속에 무언가를 남겼다는 사실. 저는 그 다양한 감상들을 보며, ‘모가디슈’가 단순한 상업 영화가 아니라 사람에게 말을 걸어온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평점분석을 해보면, 이 영화는 완벽해서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진실해서** 기억되는 영화라는 결론에 닿습니다. 관객들이 느낀 뭉클함, 안도, 긴장, 그리고 묵직한 메시지는 모두 이 작품이 가진 핵심 가치였습니다. 저는 ‘모가디슈’를 통해 영화가 단지 시청 후 잊히는 콘텐츠가 아니라, 감정적 체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고, 그 점에서 제 평점은 높았습니다. 그 여운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서 잔잔히 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