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라스트듀얼 (중세의 정의, 여성 시점, 실화 기반)

by buja3185 2025. 11. 27.

영화 라스트듀얼 포스터 사진

라스트듀얼은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단순한 역사극을 넘어선 복합적인 시선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영화는 중세의 정의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두 남성의 결투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누구의 진실이 옳은가’라는 현대적인 질문에 더욱 가까워 보였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관람하면서 한 장면도 쉽게 넘길 수 없었습니다. 이야기의 구조 자체가 한 사건을 서로 다른 세 명의 시선으로 세 번 반복해서 보여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보는 내내 스스로도 어느 시선에 더 공감하게 되는지 생각하게 만들었고, 이는 단순한 영화 감상을 넘어서 윤리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여성의 시선에서 재현되는 장면은, 이 영화가 단순히 중세 시대의 결투를 그린 작품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권력, 젠더, 정의에 대한 이야기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느낀 라스트듀얼의 핵심 테마인 ‘중세의 정의’, ‘여성 시점의 힘’, ‘실화 기반의 현실성’에 대해 차례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영화 라스트 듀얼, 중세의 정의란 무엇인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정의란 무엇인가”입니다. 라스트듀얼은 중세 프랑스를 배경으로 실제로 벌어졌던 마지막 합법적인 결투 재판을 영화화한 작품인데요, 처음에는 단순히 영웅적인 결투를 다룬 역사극으로 생각하고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초반부터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남성, 즉 장 드 카루주와 자크 르 그리의 시선을 통해 같은 사건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게 되는 과정은, 중세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현대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습니다. 중세의 정의는 오늘날과 달리, 법과 논리가 아닌 명예와 신에 대한 충성으로 판단되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재판이라는 제도조차도 힘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동했고, 무엇보다 여성이 말하는 진실은 의심받는 것이 기본값이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정의’라는 단어가 시대마다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감했습니다. 장 드 카루주는 기사이자 전쟁 영웅이었지만, 시대적 흐름에서 점점 밀려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정의롭다고 믿었고, 명예를 위해 아내 마르그리트가 겪은 고통을 법정으로 끌어갑니다. 반면 자크 르 그리는 당시 주류 귀족들과의 관계 속에서 권력을 쥐고 있었고, 자신이 마르그리트를 사랑했다고 믿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옳다고 믿었고, 그래서 영화는 이 사건을 각각의 시선으로 반복해서 보여주는 구조를 취합니다. 이 시선 구조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정의란 결국 보는 이의 입장에서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장치였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같은 장면을 다른 설명과 감정선으로 세 번 보게 되면서, 점점 혼란스러워집니다. 처음에는 장 드 카루주의 시선에서 자크 르 그리가 명백한 악인처럼 보였다가, 그의 시선에서는 또 다른 진실처럼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이런 혼란은 결국 마지막 ‘진짜 진실’이 드러나는 여성의 시선에서 정리됩니다. 저는 이 구성이 굉장히 강력하다고 느꼈고, 동시에 ‘진실과 정의는 말하는 사람의 권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받았습니다. 중세의 정의는 신의 판단으로 결투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믿었지만, 영화는 그 이면에 감춰진 불균형과 부조리를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줍니다.

2. 여성 시점에서 본 진실

라스트듀얼이 가장 빛나는 지점은 마지막 파트, 마르그리트의 시선이 펼쳐지는 순간입니다. 앞서 두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사건의 겉모습과 각자의 정당성을 들여다봤다면, 이 마지막 시선에서는 감정과 고통, 침묵 속에서 억눌린 목소리를 제대로 듣게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며 내내 불편하고 무거운 마음이 들었고, 동시에 많은 장면에서 현실과 맞닿아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마르그리트는 남편 장 드 카루주의 아내로, 귀족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녀의 말은 남편에게조차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단순히 조용하고 현명한 여성처럼 보였지만, 그녀의 시선이 펼쳐지면서 우리는 마르그리트가 얼마나 강한 내면을 지녔는지, 그리고 얼마나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는지를 알게 됩니다. 그녀는 자크 르 그리에게 강간을 당한 후 이를 공개적으로 고발합니다.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선택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밝히는 순간, 그녀는 남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자신의 생존을 걸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과연 내가 저 시대에 저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녀의 용기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를 향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이 시선에서는 두 남성 모두가 얼마나 마르그리트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장 드 카루주 역시 아내를 믿고 도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자신의 명예 회복이 주요한 동기였다는 점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아주 뼈아픈 질문을 던집니다. ‘진실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가 역사 속에서 얼마나 억눌려 있었는지를 체감했고, 마르그리트라는 인물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뒤늦게나마 재조명된 것에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침묵과 고통, 그리고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의 시선은 관객에게 쉽게 잊히지 않는 강한 울림을 줍니다. 이 영화가 단지 중세 배경의 역사극을 넘어서 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쓰여야 할 진실에 주목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3. 실화 기반 서사가 전하는 무게감

제가 라스트듀얼을 보고 나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사실 중 하나는, 이 모든 이야기가 실제 있었던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영화적 각색이 가미되었겠지만, 이 사건이 14세기 프랑스에서 실재했으며, 마지막 합법적인 결투 재판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가 주는 무게감은 상당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은 영화의 모든 장면을 훨씬 더 현실적이고 강렬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순한 상상이 아닌,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들이 겪은 이야기라는 점은 관객이 쉽게 몰입하고 감정 이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저 역시도 영화를 보며 단순한 픽션으로 넘기지 못했습니다. 영화의 말미에 등장하는 자막, 즉 마르그리트가 결투 이후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짧은 설명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죽음 이후에도 긴 세월을 혼자 살아갔고, 역사 기록에는 그의 존재조차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 이는 역사 속 여성의 이름이 얼마나 쉽게 지워졌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였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단지 과거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진실을 말한 여성에게 쏟아지는 의심, 거짓을 말할 가능성이 있는 남성에게는 관대한 시선, 그리고 제도와 권력이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지에 대한 구조적 문제.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이야기가 과연 과거의 일일까?’라는 생각을 반복했습니다. 감독 리들리 스콧은 이 작품을 통해 역사와 현재를 연결하고 있으며, 실화라는 강력한 뼈대를 통해 영화적 메시지를 훨씬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이 사실 기반의 무게감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었고, 특히 마르그리트를 연기한 조디 커머의 눈빛과 대사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이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라스트듀얼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욱 무겁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 영화였습니다. 픽션이 아닌 현실이기 때문에, 단순한 감상 이상으로 사회와 인간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제가 이 영화를 다른 역사 영화들과 구별해서 오래 기억하게 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