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개봉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영화 라라랜드는 클래식한 뮤지컬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음악, 사랑, 예술적 열정, 그리고 인생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는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특히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배우 지망생 미아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이 영화는 '꿈'이라는 주제를 경쾌한 선율과 감정적인 서사로 풀어냈습니다. 라라랜드를 통해 음악과 사랑, 그리고 선택이란 키워드가 어떻게 인물들의 삶을 바꾸고 관객에게 감동을 주었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핵심인 음악의 미학, 주인공 간의 사랑의 성장과 이별, 그리고 인생의 선택이 남긴 여운에 대해 분석해봅니다.
1. 영화 라라랜드에서 빛나는 음악의 마법
라라랜드는 뮤지컬 영화로서 음악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과 서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주체로 기능합니다. 저스틴 허위츠가 작곡한 메인 테마 “City of Stars”는 단순한 멜로디이지만, 그 안에는 두 주인공의 꿈과 현실, 설렘과 쓸쓸함이 절묘하게 담겨 있습니다. 영화의 오프닝 장면에서 고속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장면은,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꿈꾸는 이들의 환상과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압도하는 방식으로 표현해, 보는 이들의 몰입을 끌어냅니다.
세바스찬이 연주하는 재즈곡, 미아가 오디션에서 부르는 “The Fools Who Dream”, 두 사람이 함께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 등 각각의 곡은 스토리의 흐름과 감정을 강화하며, 장면 하나하나에 특별한 감정을 부여합니다. 특히 미아가 오디션 장면에서 부른 노래는 연기에 대한 그녀의 순수한 열망과 내면의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며, 그 순간만큼은 음악이 언어를 대신해 관객과 소통하는 강력한 매개체가 됩니다.
라라랜드를 통해 살펴보면, 음악은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인물들의 감정 곡선을 그리는 붓과 같습니다. 밝고 경쾌한 리듬은 사랑의 시작을, 느리고 서정적인 선율은 이별의 아픔을 암시하며, 전체적인 서사 구조 안에서 감정의 흐름을 지배합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세바스찬이 피아노를 연주하며 상상 속 장면들이 펼쳐질 때, 관객들은 음악을 통해 ‘만약에’라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상상이 주는 감정의 깊이에 빠져들게 됩니다.
무엇보다 음악은 이 영화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님을 증명합니다. 음악을 통해 표현되는 각 인물의 열정, 좌절, 그리고 소망은 관객에게 현실에서도 꿈을 잃지 말라는 조용한 응원을 보내며, 라라랜드가 단순한 감상평을 넘어서 인생의 모티브로 작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사랑의 시작과 이별의 진심
라라랜드를 말할 때, 세바스찬과 미아의 사랑은 이 영화의 핵심적인 서사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신경전, 우연처럼 반복되는 만남, 그리고 감정이 자라나는 과정은 고전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정서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감정의 층위를 함께 담아냅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각자의 길에서 길을 잃을 때마다 서로를 붙잡아주며 성장해갑니다.
세바스찬은 미아에게 진정한 연기를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고, 미아는 세바스찬에게 자신의 음악에 대한 신념을 지키라는 자극을 줍니다. 그들의 사랑은 단순히 감정적인 교류가 아닌, 서로의 삶을 지탱해주는 동반자적 관계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이 사랑은 ‘영원히 함께’라는 전형적인 해피엔딩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라라랜드에서 인상적인 것은 바로 이별의 방식입니다. 이들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보다 각자의 꿈과 길을 선택합니다. 사랑이란 감정은 때로는 함께하기보다, 각자의 길을 가는 데 힘이 되어주는 방식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영화는 사랑의 실패를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에 멈춘 사랑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에 오랫동안 잔상처럼 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 세바스찬이 피아노를 연주하며 미아와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시퀀스는 라라랜드 중에서도 가장 많은 해석을 낳는 부분입니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성공했지만, 함께하지 못한 그 감정은 어떤 것보다 진하게 남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인생을 바꿨고, 결국 그 바뀐 인생 위에 각자의 길을 살아갑니다. 이처럼 사랑의 아름다움과 아픔을 동시에 품은 결말은, 라라랜드가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3. 선택과 여운
이 영화는 우리가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어떻게 인생을 결정짓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미아는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배우의 길을 선택하고, 세바스찬은 수익성 높은 밴드 활동을 그만두고 자신의 재즈 클럽을 세우려 합니다. 이들의 선택은 누군가에겐 무모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자기 삶을 주도하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선택은 늘 희생을 동반합니다. 꿈을 좇는다는 것은 때로는 사랑을 포기해야 함을 의미하며, 둘 다 가질 수 없는 현실은 관객에게 묵직한 감정을 남깁니다. 라라랜드를 통해 보자면, 이 영화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룰 수 없음을 인정하게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하라고 말합니다.
특히 세바스찬과 미아는 각자의 선택을 통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들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선택이 항상 정답일 수는 없지만, 그 선택이 만든 삶이 자신을 단단하게 해준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많은 순간에서 갈림길 앞에 서게 됩니다. 그때마다 라라랜드처럼, 두근거림과 불안 속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라라랜드는 단순히 영화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영화는 끝났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 음악, 선택은 여전히 관객의 마음속에서 울림을 주고 있으며, 그래서 라라랜드는 시간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는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